- 지켜주는 이 없는 동유럽 국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 제국, 바이마르 공화국,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붕괴하면서 신생독립국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이들 신생독립국은 막 건국된 국가로 국력이 약해 동맹군과 연합군의 지원을 받았고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 내전에서 생존한 신생독립국은 나라의 기틀을 다졌습니다. 그러나 신생독립국들은 질서 재정립 과정에서 서로 전쟁을 벌이느라 민족감정이 악화되었고 서로 협력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대영제국 등 강대국들이 신생독립국을 지원하는데 적극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영제국 정부는 오랜 전쟁에 지쳐있었고 러시아 내전 이후 동유럽에서 발을 뺐습니다. 반면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은 러시아 내전 이후에도 세계 소비에트 공화국 설립을 목표로 동유럽 국가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습니다. 동유럽 국가들은 국제사회에 원조를 호소했지만 모두들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동유럽 국가들은 각개생존을 해야 했습니다.
- 산업인프라가 갈라놓은 동유럽 국가들의 운명
동유럽 국가들은 갓 등장한 국가로 별다른 산업기반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다만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절 대규모 공장단지가 설립된 체히Čechy를 가진 체코슬로바키아 제1공화국과 러시아 제국 시절 공장을 운영하던 수오미 공화국, 마찬가지로 러시아 제국 시절 대규모의 공업지대가 있던 폴란드 제2공화국은 우수한 산업 인프라를 갖추었고 상대적으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독립 이후 벌어진 전쟁으로 국가 재정을 소모했습니다. 체코슬로바키아 제1공화국과 수오미 공화국(1919년 수오미 왕국에서 수오미 공화국으로 변경)은 독립 이후 영토전쟁이 있었지만 빠르게 전쟁을 끝내고 국내 산업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체코슬로바키아 제1공화국과 수오미 공화국은 제품을 생산한 후 수출해 경제성장을 시작했습니다. 반면 폴란드 제2공화국은 독립 이후 주변국과 수차례 전쟁을 벌였고 파괴적인 전쟁으로 국내 공업지대와 산업인프라를 모두 파괴했습니다. 그리고 바이마르 공화국과 분쟁을 벌이다 바이마르 공화국-폴란드 제2공화국 무역전쟁을 벌였고 산업기반이 파괴된 폴란드 제2공화국은 바이마르 공화국의 관세공격에 경제가 무너졌습니다. 다행히 무역전쟁이 끝나고 성장잠재성이 큰 폴란드 제2공화국은 해외자본을 받아들여 산업을 복구했고 고도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머저르 왕국은 산업인프라를 갖췄지만 국토 전역이 초토화되고 전쟁 배상금을 지불하느라 산업화가 매우 늦었습니다.
에스토니아 공화국, 리트비아 공화국, 라트비아 공화국, 그리스 왕국은 별다른 산업시설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신생독립국은 아니지만 루마니아 왕국과 불가리아 차르국 역시 산업화를 이룩하지 못했고 이들은 농업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습니다. 토지가 비옥한 루마니아 왕국은 농업으로 많은 양의 식량을 생산해 국가 재정을 튼튼하게 했지만 발트 3국 등 토지가 척박한 국가는 이마저도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세계를 덮친 대공황이 동유럽에도 퍼졌습니다.
- 대공황의 공격
1929년 미국에서 대공황이 시작되었고 1931년 오스트리아 제1공화국에 대공황이 시작되었습니다. 오스트리아 제1공화국의 은행 파산은 곧 동유럽 은행 파산을 낳았고 동유럽 국가들은 은행들 여러군데가 파산하며 경제위기를 겪었습니다. 더불어 동유럽 국가들의 제품을 구매해줄 대영제국과 프랑스 제3공화국이 보호무역으로 바꿔 블록경제를 활성화하자 동유럽 국가들은 시장을 한순간에 잃었습니다. 은행이 파산해 국가 재정의 일부가 사라진 상황에서 수출길이 막히자 동유럽 국가들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농업에 의존한 국가는 식량을 수출해 생필품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에서 생필품 수입로도 막히는 이중고를 겪었습니다. 대공황으로 나라가 휘청이는 상황에서 동유럽 정부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대공황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신생독립국이었던 동유럽 국가들은 산업력이 강성한들 미국과 대영제국을 침체로 빠뜨린 대공황에 맞써 싸울 수 없었습니다. 공업화가 진행된 체코슬로바키아 공화국과 머저르 왕국, 수오미 공화국은 대공황의 직격타를 맞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체코슬로바키아 제1공화국은 대공황 이후로도 민주주의를 유지했지만 다민족 국가에 지역별 산업화 차이가 극심한 체코슬로바키아 제1공화국은 심히 흔들렸습니다. 수오미 공화국 역시 대공황의 여파를 맞아 잠시 사회가 흔들렸고 사회주의가 득세했습니다. 이에 극우정당이 라푸아 운동을 하며 사회주의에 대한 강한 거부반응을 일으켰지만 수오미 공화국 정부는 라푸아 운동을 강경진압했고 발달한 공업 덕분에 핀란드 경제가 바로 회복되면서 혼란은 멈췄습니다. 폴란드 제2공화국은 기나긴 전쟁으로 군부가 정권을 잡았고 끝내 금본위제를 포기하지 않아 경제가 파탄되었습니다. 농업에 의존한 국가들은 그마저 있던 공업들도 줄줄이 파산해 50%가 넘는 노동자 실업률을 기록했습니다. 노동자들은 국가를 원망했고 사회주의가 빠르게 침투했으며 사회주의 주도의 적색 테러가 빈번히 발생하며 나라가 혼란에 빠졌습니다.
- 독재시대의 시작
공화주의와 입헌군주제를 받아들인 동유럽 국가들은 대공황으로 사회가 혼란에 빠지자 영웅을 기다렸습니다. 민중은 당장 죽기 일보직전인 상황에서 여러 정당을 가진 정부가 서로 다툼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고 일당 독재를 원했습니다. 이미 독재정치를 하던 머저르 왕국의 호르티 미클로시는 대공황이 닥치자 빠르게 아돌프 히틀러에 손을 내밀어 경제원조를 받아 급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루마니아 왕국에서는 베니토 무솔리니의 영향을 받은 파시스트당인 철위대Garda de Fier가 1927년 등장해 대공황 시기 빠르게 퍼져 백색테러를 감행하며 루마니아 왕국 의석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폴란드 제2공화국의 독재자 유제프 피우수트스키는 대공황 상황 속에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의회를 장악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공포정치를 펼쳤습니다. 이는 1935년 유제프 피우수트스키 사후에도 이어져 명목상 대통령인 독재정치가 이어졌습니다. 엘라다 왕국은 그리스-튀르크 전쟁의 여파로 몰락하고 쿠데타가 일어나 군부가 엘라다 제2공화국을 건국했습니다. 허나 군부도 대공황의 직격타를 맞았고 군부는 공화파와 왕당파로 분열해 서로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군부의 기나긴 암투 끝에 왕당파 군부가 정권을 잡았고 1935년 왕정복고를 꾀했으며 경제회복을 외친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습니다. 불가리아 차르국은 보리스 3세 주도 하에 군부가 총리를 암살하며 군사독재로 시민들의 불만을 억눌렀습니다. 에스토니아 공화국과 리투아니아 공화국, 라트비아 공화국도 대공황 이후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의회를 해산하고 군부독재 체제를 수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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