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전 상황: 발칸반도 편-1]오스만 제국의 후퇴와 발칸의 새질서

• 중세 발칸반도

중세 발칸반도

중세의 발칸반도에는 여러 국가들이 있었습니다. 동로마인 비잔티움제국과 불가리아 제국, 세르비아 왕국, 헝가리 왕국, 왈라키아 공국 등 여러 국가들이 존재했습니다. 발칸반도에 여러 국가들이 서로 영토전쟁을 벌이며 각자 세력을 구축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훗날 발칸반도에 전역을 지배할 제국이 등장했습니다.

 

 

• 유럽 기독교 사회를 위협한 적 오스만 제국

유럽은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로 승인한 이후로 기독교를 수호하는 지역이었습니다. 레반트, 시리아, 이집트, 북아프리카에도 기독교가 존재했지만 이슬람 제국의 팽창으로 유럽을 제외한 지역에서 기독교는 이슬람에 흡수되었습니다. 유럽이들은 여러 국가로 구성되었고 서로 앙숙으로 생각했지만 기독교로 같은 정체성을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기독교의 안방인 유럽에 이교도가 침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교도는 발칸반도로 빠르게 진격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아나톨리아(현 터키) 영역에서 등장한 오스만이었습니다. 오스만은 아나톨리아 지역에 있는 비잔티움 제국의 영토를 침공해 아나톨리아 지역을 수중에 놓았고 1354년 이후 바다를 건너 유럽 땅에까지 진출합니다. 오스만은 1389년 발칸반도에 있는 세르비아 왕국과 발칸 제후국 연합과 전투에서 승리해 발칸반도로 진격했습니다. 그 후 1453년 오랜 시간동안 이교도의 침입을 막아내며 정교회를 수호한 비잔티움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을 점령해 큰 장애물을 제거했습니다. 큰 기독교 세력을 없애고 제국으로 거듭난 오스만 제국은 이집트에서 강력한 이슬람 국가 맘루크 왕조를 멸망시키고 메카와 메디나도 차지해 스스로 칼리파 국가를 선포하며 이슬람 세계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슬람 국가 오스만 제국은 발칸반도 전체를 장악하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진격을 멈췄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국력을 과시하며 유럽에서 공공의 적이 되었습니다.

 

1599년 오스만 제국 전성기(연두색 영역이 오스만 제국 직/간접 영역입니다)

 

 

• 기독교 세력의 반격과 오스만 제국의 후퇴

-제2차 비엔나 공방전과 대튀르크 전쟁

1699년 대튀르크 전쟁 이후 오스만 제국의 영토손실

1683년 오스만 제국은 다시 한번 오스트리아 제국의 수도 비엔나를 공격합니다. 이를 제2차 비엔나 공방전이라 하고 오스만 제국은 철지히 준비해 공격을 하지만 이슬람에 맞선 기독교 신성동맹(오스트리아 제국, 베네치아 공화국, 폴란드-리투아니아, 러시아 제국)의 반격으로 실패하고 맙니다.

 

신성동맹과의 전투에 참패한 오스만 제국은 후퇴했고 신성동맹은 오스만 제국를 추격하며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고 있던 헝가리를 해방시키고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얻었습니다. 이 전쟁을 대튀르크 전쟁이라 합니다. 1699년 종료된 대튀르크 전쟁으로 오스트리아 제국은 헝가리와 근방을 얻었고 오스만 제국은 후퇴했습니다. 하지만 오스만 제국의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발칸반도를 노리고 있던 러시아가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러시아-튀르크 전쟁

러시아는 부동항으로 진출을 위해 오스만 제국의 영토 크림반도와 발칸지역으로 진출하길 원했습니다. 러시아 제국은 오스만 제국과 여러차례 전쟁을 벌였고 승승장구했습니다. 러시아 제국은 러시아-튀르크 전쟁을 벌이며 발칸반도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었고 오스만 제국은 발칸반도에서 후퇴했습니다. 러시아-튀르크 전쟁은 몇 차례의 전쟁이 있었기 때문에 몇몇 러시아-튀르크 전쟁을 서술해보겠습니다.

 

• 그리스독립전쟁[1821-1829]과 러시아-튀르크 전쟁[1828-1829]

그리스 독립전쟁 후 영토

오스만 제국 초기 때부터 그리스인들은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오스만 제국 치하의 그리스인들은 2등 신민으로 취급받으며 오랜 기간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반전시킬 새로운 학문이 그리스인들에게 퍼졌습니다. 바로 민족주의입니다.

 

1803년부터 1815년 유럽 전역에서 나폴레옹 전쟁이 일어났고 전쟁과 함께 민족주의가 유럽으로 퍼졌습니다. 민족주의는 국가의 주권은 국토가 아닌 국민에 있으며 영토 내 국민은 국가 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는 이념이었습니다. 유대감을 느끼는 같은 민족끼리 연대하여 하나의 국가를 이루고 국민들이 능동적으로 정치에 참여한다는 사상이었습니다.

이 사상은 제국에 반하는 사상이었습니다. 제국은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정복하고 통치하며 통치권을 확장하는 국가를 의미했습니다. 오스만 제국도 튀르크인들이 다른 민족들을 정복, 지배하면서 영역을 확장한 제국이었습니다. 민족주의는 제국에 반하여 민족들의 독립을 추구했습니다. 그리스인들은 민족주의를 받아들여 오스만 제국에서 독립해 그리스인들로 구성된 그리스를 건국하려고 했습니다. 오스만 제국은 당연히 이를 막으려고 했습니다.

 

그리스인들은 그리스 여러 지역에서 독립전쟁을 벌였습니다. 초기에는 오스만 제국군과 전투에서 승리하며 승기를 잡았지만 그리스 독립군끼리 내분을 벌이며 독립 가능성이 위태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영국-러시아-프랑스 연합군이 그리스를 도와 오스만 제국을 공격했고 오스만 제국은 그리스를 독립시키고 러시아에게 루마니아 일부를 빼앗겼습니다. 그리고 그리스의 독립은 발칸 내 다른 민족들에게도 독립의 열망을 갖게 했습니다. 오스만 제국은 점차 발칸반도의 통치권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 크림전쟁[1853-1856]

크림전쟁 중 세바스토폴 전투를 그린 그림

크림전쟁은 크림반도를 얻어 흑해를 장악한 러시아가 동방 정교회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해방시키겠다며 오스만 제국을 공격하자 오스만 제국이 전쟁을 선포하며 시작된 전쟁이었습니다. 러시아는 동방 정교회의 해방을 명분으로 전쟁을 시작했지만 그 이면에는 흑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보스포르수 해협 러시아 선박 통행권을 얻어 흑해에서 지중해로 러시아 해군을 진출시키려는 의도가 깔려있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는 오스만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니예(콘스탄티노플)를 가로지르는 보스포르수 해협을 자유롭게 드나들기 위해 오스만 제국을 완전히 굴복시켜야 했습니다. 러시아 군대가 진격하자 오스만 제국이 러시아 제국에게 선전포고를 해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전쟁이 시작되자 영국은 오스만 편에 들며 연합해 러시아와 싸웠습니다. 영국은 러시아의 지중해 진출을 우려했습니다. 당시 러시아는 나폴레옹의 무적 신화를 꺾은 국가로 유럽 군사 최강국으로 평가받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는 이에 자신감을 얻어 전세계 바다로 팽창하려고 했습니다. 당시 세계 바다를 지배하며 세계 최강대국으로 군림하던 대영제국은 러시아 제국이 바다로 진출하면 대영제국의 영역으로 침범할 것을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영국은 전세계에서 러시아 제국의 확장을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고 스스로 이를 The Great Game이라고 했습니다. 크림전쟁도 대영제국이 러시아 제국의 지중해 진출을 막기 위해 러시아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대영제국, 오스만 제국 그리고 대영제국과 뜻을 같이 한 프랑스 제국 연합국이 러시아 제국과 전쟁을 해 러시아 제국의 팽창을 막았습니다. 러시아는 잠시 후퇴했고 오스만 제국은 영토를 보존했습니다.

 

 

• 러시아-튀르크 전쟁[1877-1878]

범슬라브색. 러시아 제국의 국기가 슬라브족의 상징이 되어 슬라브족 국가들의 국기색으로 채택되었다.

19세기 중반부터 러시아제국은 모든 슬라브족의 단합을 외치며 범슬라브주의를 천명했습니다. 슬라브족은 러시아와 폴란드, 발칸반도에서 살던 민족으로 이들끼리 단합을 주장한 것이 범슬라브주의였습니다. 범슬라브주의는 러시아 제국이 발칸반도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발칸반도에 있는 슬라브 국가들을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해방시킨다는 명목으로 이용되었습니다. 발칸반도의 슬라브인들 역시 러시아가 주장한 범슬라브주의에 호응해 발칸반도에 슬라브 독립국가들을 세우려고 했습니다.

 

러시아 제국은 오스만 제국이 지배하고 있던 세르비아 공국, 몬테네그로 공국, 몰다비아 왈라키아 연합공국, 불가리아 공국과 손을 잡고 오스만 제국을 공격했습니다.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몰다비아 왈라키아, 불가리아 모두 슬라브족이 민족을 구성하던 자치국이었습니다. 러시아는 이 오스만 제국 자치국의 완전한 독립을 지원했고 동시에 러시아 제국은 아시아에 있는 코카서스 산맥을 공격해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코카서스 산맥 지역을 획득했습니다.

 

러시아 제국은 오스만 제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슬라브 국가들의 독립을 요구하는 산스테파노 조약을 맺었고 이 조약으로 러시아가 발칸반도로 팽창하자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서유럽 제국들은 이에 반발하며 베를린 조약으로 독립한 발칸반도 국가들의 영토를 축소시키며 러시아의 영향력이 미치는 영역을 줄이려고 했습니다. 베를린 조약은 통과되어 발칸반도 신생 독립국가들은 예정보다 더 적은 영토를 받았습니다. 당연히 이들은 이에 반발했고 만족스러운 영토를 얻기위해 자기들끼리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발칸반도가 유럽의 화약고가 된 이유가 바로 베를린 조약이었습니다.

 

산스테파노 조약 / 베를린 조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