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전쟁으로: 초인플레이션] 전쟁 배상금의 늪

• 바이마르 공화국의 전쟁 배상금

전후 전쟁 배상금 만평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제국은 전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당시 화폐 체계였던 금본위제를 중단하고 무작위로 차입을 사들였습니다. 이들의 계획은 독일제국 신민에게서 세금을 걷어들이는 대신 무작위로 빚을 내 전쟁자금을 마련하고 전쟁에서 승전해 연합국으로부터 전쟁 배상금을 받아 그 배상금으로 빚을 갚아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독일제국은 막대한 빚을 빌려 국가 신용도를 떨어뜨렸고 미국 달러에 대한 독일 마르크 환율은 달러당 4.2에서 7.9로 꾸준히 추락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독일제국은 미국원정군의 공격으로 대전쟁에서 패배했고 1919년 베르사유 조약 결과 바이마르 공화국이 배상금을 납부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이어 1921년 1월 배상위원회가 열려 바이마르 공화국이 승전국에 전쟁 배상금을 납부해야 했습니다. 바이마르 공화국은 지난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에서 독일제국이 프랑스에게 50억 마르크를 배상금으로 요구한 점을 떠올려 프랑스 제3공화국의 전쟁 배상금 요구 금액이 50억 마르크 내외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 제3공화국은 바이마르 공화국에게 2260억 금마르크를 배상금으로 요구했습니다. 이는 약 300억 마르크로 프랑스 제3공화국은 서부전선으로 프랑스 국토와 산업시설이 파괴된 대가를 받아야겠다며 2260억 금마르크를 고집했습니다. 대영제국과 미합중국은 프랑스의 요구가 과하다며 프랑스 제3공화국을 말리려고 했지만 프랑스 제3공화국은 막무가내였습니다. 여기에 국토의 90%가 독일제국의 지배 하에 놓였던 벨기에 왕국도 프랑스 제3공화국을 적극 지지했습니다.

전쟁 배상금으로 납부되는 바이마르 공화국 기계

바이마르 공화국은 국고에 2260억에 달하는 금을 비준하고 있지 않았고 가혹한 전쟁배상금을 덜어달라고 사정했습니다. 바이마르 공화국은 1921년 4월 미합중국에 500억 금마르크를 지불할 수 있다며 전쟁배상금 액수를 줄여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미합중국은 먼로 독트린을 언급하며 유럽 문제에 개입하지 않았고 대영제국이 대신 전쟁 배상금 축수를 주도했습니다. 대영제국은 프랑스 제3공화국과 벨기에 왕국을 설득했고 결국 1921년 5월 5일 최종 전쟁 배상금은 1320억 금마르크로 결정되었습니다. 그러나 1320억 금마르크도 바이마르 공화국에게는 너무 가혹한 액수였습니다. 독일 국민들은 1320억 마르크라는 말도 안되는 액수에 분노했습니다. 그러나 신생국이었던 바이마르 공화국의 정치인들은 국가 신용을 위해 전쟁 배상금 지불을 택했습니다. 바이마르 공화국은 마르크화로 금을 구매해 1921년 연말에 1차 배상금을 지불했습니다. 그러나 바이마르 공화국의 마르크화와 금은 떨어졌고 바이마르 공화국은 지급불능 상태를 선언했습니다.

• 애로사항이 꽃핀 전쟁 배상금 지불

1922년 라팔로 조약

바이마르 공화국은 전쟁 배상금을 외치는 프랑스 제3공화국과 벨기에 왕국에게서 멀어지고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과 연계했습니다. 바이마르 공화국은 프랑스 제3공화국과 벨기에 왕국에게서 괴롭힘을 받고 있었고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은 대영제국을 중심으로 하는 연합군의 위협을 받고 있었습니다. 더불어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은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에 따라 독일제국에 전쟁배상금을 지급해야 했지만 결국 승전국이 되어 바이마르 공화국에게 전쟁 배상금을 받을 지위였습니다. 허나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은 러시아 제국의 후신으로서 외채상환을 요구받았습니다. 내전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은 여러 차례의 배상금 지불 및 납입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이 때 바이마르 공화국은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에게 상호 배상금 지불을 취소하고 무역을 하기로 제안을 했고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은 이를 받아들여 1922년 4월 16일 라팔로 조약을 맺었습니다. 이로서 바이마르 공화국과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은 서로 전쟁 배상금을 없던 것으로 하고 무역으로 이득을 보았습니다. 이는 전쟁 배상금의 늪에서 허덕이던 바이마르 공화국에게 한줄기의 빛이었습니다.

바이마르 공화국 폭동

그러나 프랑스 제3공화국은 여전히 바이마르 공화국에게 전쟁 배상금 납부를 강요했고 미납 시 무력 침공을 감행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그러나 바이마르 공화국은 그럼에도 자본이 없었고 석탄과 목재 등 현물과 독일 노동자를 대신 납부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민족주의 감정이 깊은 프랑스 제3공화국은 독일 노동자를 거부했고 현물만 받았습니다. 바이마르 공화국 정부는 1922년 전쟁 배상금 납부에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느라 민생을 살피지 못했습니다. 국가 재정은 파탄나고 농업은 복구되지 않아 바이마르 공화국의 식량 가격이 급등했고 당장 굶어죽을 위기의 바이마르 공화국 국민들은 대대적인 봉기를 일으켰습니다. 바이마르 공화국은 극심한 정치 혼란을 겪었고 1922년 12월 26일 비르트 정부가 사임하고 쿠노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쿠노 정부는 프랑스 제3공화국에게 현물 납부를 중단하겠다고 선포했습니다. 프랑스 제3공화국은 바이마르 공화국의 석탄이 공급되지 않자 국가 에너지 자원 부족 문제에 시달렸습니다.

루르 점령

프랑스 제3공화국은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1923년 1월 11일 프랑스군과 벨기에군을 동원해 바이마르 공화국의 최대 석탄 생산지인 루르게비트Ruhrgebiet를 침공했습니다. 이는 루르Ruhr의 석탄공장을 점령해 석탄을 프랑스로 가져가려는 의도였습니다. 허나 프랑스에 대한 증오로 무장한 루르Ruhr 석탄공장 노동자들은 프랑스군과 벨기에군에 반발해 총파업을 일으켰습니다.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자 당황한 프랑스군과 벨기에군이 무력 진압을 시도했지만 루르Ruhr 외의 노동자들도 총파업에 가담하는 등 노동자들의 총파업은 날이 갈 수록 거세졌습니다. 바이마르 공화국은 애국자인 노동자들을 재정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마르크화를 인쇄했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더 가속화했습니다. 그 사이 바이마르 공화국 여론은 침략자에 맞써 재무장이 필요하다는 여론으로 형성되었고 미합중국과 대영제국도 프랑스 제3공화국을 비난하며 바이마르 공화국을 지원했습니다. 미합중국은 기업인이자 정치인이던 찰스 게이츠 도스를 주도로 위원회를 열어 승전국과 전쟁 배상금에 대해 다시 논의했습니다. 그 결과 도스 안이 채택되었습니다. 도스 안에 따라 미국은 바이마르 공화국에 8억의 금마르크를 차관으로 제공하고 바이마르 공화국에 중앙은행을 재건한 후 승전국이 바이마르 공화국의 경제성장률에 따라 전쟁 배상금을 받아내기로 했습니다. 모두 도스 안에 동의했고 베를린Berlin에 제국은행을 설립하고 JP 모건 은행이 적극적인 채권을 발행해 바이마르 공화국은 숨통을 틀 수 있었습니다.

• 바이마르 공화국 초인플레이션

1923년 빵 한조각 가격

그러나 바이마르 공화국은 또다른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바이마르 공화국은 1921년부터 어떻게든 금마르크를 납부하고자 파피에르마르크만으로 외화를 사들였고 이는 파피에르마르크의 화폐가치를 떨어뜨렸습니다. 때문에 더 많은 마르크가 필요해 마르크화를 더 많이 인쇄하며 인플레이션을 일으켰습니다. 여기에 총파업을 후원하느라 더 많은 마르크화를 인쇄해 마르크화 가치를 추락시켰습니다. 바이마르 공화국의 빵 값은 1922년 160마르크에서 1923년 말 200,000,000,000마르크이상으로 폭등했고 마르크화는 휴지조각이 되었습니다. 바이마르 공화국에 초인플레이션이 닥친 것입니다. 시민들은 더이상 화폐 가치를 하지 못하는 마르크화를 사용하지 않았고 현물 거래로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바이마르 공화국 정부는 초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23년 11월 26일 금 가격과 연동되는 렌텐마르크를 만들어 렌텐마르크로 매매를 유도했고 렌텐마르크 발행을 철저하게 감시했습니다. 1924년 8월 30일에는 1조 마르크 지폐를 렌텐마르크와 가치가 동일한 라이히마르크로 교환하게 해 마르크 가치를 잡았습니다. 바이마르 공화국은 렌텐마르크를 발행해 초인플레이션을 순식간에 잡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초인플레이션의 충격은 바이마르 공화국에 후유증을 남겼고 국민들은 바이마르 공화국 정부를 불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