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전선: 하얀 전쟁] 흰눈 위의 산악 작전

• 자연요새

알프스 산맥의 참호선

알프스Alpi 산맥은 이탈리아 왕국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국경 지역에 있는 산맥지대로 험준한 산맥은 각국에게 자연 방어물이 되었습니다. 때문에 제1차 세계대전에서 이탈리아군과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의 대병력이 충돌하는 주요 전투는 험준한 산맥이 아닌 이손초Isonzo 강가 혹은 고원지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험준한 알프스Alpi 산맥으로 적이 대규모 기습병력을 파병해 통과해 기습 우회공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탈리아군과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은 아무리 험준한 산길이라 하더라도 적국의 침공을 감시해야 했습니다. 양측 병력은 소규모 병력으로 분산해 험난한 산맥을 넘어다니며 국경을 감시했고 한파와 눈 등 자연의 위협으로부터 병사를 보호하기 위해 땅굴이나 건축물 등 피난로를 만들었습니다. 양측 병력은 산을 돌며 순찰을 하다 적을 만나면 전투를 벌여 적을 쫒아내기도 했습니다. 국경지대에 배치된 병력은 적의 침공 위협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혹독한 알프스Alpi 산맥의 자연 속에서 하루하루 생존전쟁을 벌였습니다.

 

 

 

• 병력 배치

야포를 옮기는 이탈리아군

이탈리아 왕국과 오스트리아-헝가리군 장교는 적의 우회 공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병사들을 적의 침공이 예상되는 곳에 집중적으로 배치했습니다. 병사들은 알프스Alpi 산맥의 협곡 등 이동로로 이용되는 산길 등과 또 다른 전장인 트렌티노알토아디제Trentino-Alto Adige에 집중 배치되었습니다. 병사들은 적의 침공 시 즉각 대응하기 위해 아래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고지대에 병력과 병기를 배치했습니다. 하지만 험준하고 가파른 산 고지대에 병사들과 야포 등 중형 무기를 운송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위험천만한 일이었습니다. 장교들은 병사들이 적을 내려다보고 자연 엄폐물에 기대 몸을 피하기 위해서 절벽 위에 병력을 배치했고 병사들은 절벽 위를 기어 올라가야 했습니다.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었기 때문에 산악지형에 익숙한 일부 병사들이 선봉대로 나서 절벽을 기어 오른 뒤 줄을 연결해 병사들이 줄을 타고 올라가게 하고 케이블을 설치해 야포 등 무거운 병기들을 위로 끌어다 올렸습니다. 그리고 요새 등을 건설할 필요가 있는 경우 나무와 벽돌 등을 케이블로 수송했고 병사들이 요새를 지어 몸을 피할 곳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전쟁 준비를 마친 양측 병력은 험준한 고지대에서 소규모 전투를 치루며 산악전을 치뤘습니다. 이탈리아군과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은 알프스Alpi 산맥의 여러 곳에서 산발적이고 꾸준한 전투를 벌였습니다.

 

 

 

• 아다멜로 전투

진군하는 이탈리아군

이탈리아 왕국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 선전포고한 후 아다멜로Adamello 육괴에 배치된 이탈리아군은 육괴를 건너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내부로 침공하려고 했습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이탈리아군의 약점을 파악하고 이탈리아군의 공세에 대비했습니다. 이탈리아군은 1915년 7월 5일 캄포Campo 호수에서 공세를 시작했습니다. 이탈리아군은 전략없이 몰아붙이기로 공세했고 많은 피해를 입으며 계속 전진했습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은 후퇴했고 이탈리아군은 큰 출혈에도 계속 진격했습니다. 이탈리아군 장교는 공세를 고집했지만 이탈리아군 병력 피해는 갈수록 증가했고 1915년 9월 23일 공세를 중단했습니다. 알프스Alpi 산맥에 혹독한 겨울이 찾아오자 양측 병력은 공세를 중단했고 1916년 봄이 찾아오자 전쟁은 재개되었습니다. 이탈리아군은 1916년 4월 재공세를 시작했지만 실패했습니다. 다만 이탈리아군은 초록색과 파란색으로 염색한 군복에서 흰색으로 눈으로 위장한 군복을 받아 전투력을 향상할 수 있었습니다.

 

 

 

• 마르몰라다 전투

마르몰라다 빙하 내 진지

1916년 이탈리아군은 발 디 파사Val di Fassa와 발 바디아Val Badia를 점령하기 위해 마르몰라다Marmolada 빙하를 점령하기로 했습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은 이탈리아군의 목표를 미리 알아채고 마르몰라다Marmolada 빙하의 얼음을 깨고 굴을 파 빙하 안에 얼음 도시Eisstadt를 만들었습니다. 이탈리아 산악부대는 마르몰라다Marmolada 빙하를 점령하기 위해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의 얼음 도시Eisstadt 내부로 진격해 미로같은 굴을 따라 이동하며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을 격파해야 했습니다. 이는 지리를 알고 있던 오스트리아-헝가리군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했고 이탈리아군의 대량의 병력을 투입했지만 번번히 격퇴되었습니다. 결국 이탈리아군은 얼음 도시Eisstadt 점령을 포기하고 후퇴했습니다.

 

 

 

• 토파노 전투

토파노 전투

이탈리아군은 1915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게 선전포고한 후 이탈리아 왕국 북부의 토파노Tofano 부근의 팔차레고Falzarego 통로를 점령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중심지로 진격하기 위해 1915년 7월 5일 토파노Tofano에 공세를 시작했습니다. 루이지 나바 이탈리아군 참모장은 토파노Tofano의 오스트리아-헝가리군 진지를 포격한 후 이탈리아 제4군을 투입해 팔차레고Falzarego 통로를 공격해 점령에 성공했지만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의 반격으로 통로에서 후퇴했습니다. 이탈리아군은 이 공격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탈리아군 장교는 첫 공세가 실패했음에도 동일한 방식의 공세를 준비했고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은 병력이 더 많은 이탈리아군을 공격하기 위해 다른 공격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뢰었습니다.

 

폭발지뢰 폭파

1916년 1월 1일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은 이탈리아군 진지 아래에 폭발지뢰를 매설하고 폭파해 이탈리아군을 공격했고 이탈리아군 역시 동일하고 폭발지뢰로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을 공격했습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군과 이탈리아군은 서로 폭발지뢰로 공격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어내지 못했습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군과 이탈리아군은 철조망과 참호선으로 전선을 지키고 적의 지뢰 공격에 대비했습니다. 때문에 토파노Tofano 전선은 서부전선처럼 참호전의 성격을 보였습니다.

 

 

 

• 라자추오이 전투

이탈리아군이 점령해야 했던 라자추오이 산

대전쟁에 뛰어든 이탈리아 왕국은 발파로라Valparola 통로를 점령하기 위해 라자추오이Lagazuoi 산의 정상부를 공격했습니다. 이탈리아군은 1915년 10월 18일 라자추오이Lagazuoi 공세를 시작했고 이탈리아 알프스 산악부대는 절벽을 타고 올라가며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을 공격했습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은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었고 이탈리아군에게 돌을 던지며 저항했습니다. 절벽 아래에서 기어오르던 이탈리아군은 기관총과 박격포를 동원해 고지대의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을 공격했지만 소용없었고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은 오히려 산에 미리 설치한 폭발지뢰를 폭파해 산사태를 유발해 이탈리아군을 공격했습니다. 허나 산사태는 이탈리아군 진영으로 흐르지 않았고 산사태로 인한 이탈리아군의 피해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이탈리아군은 험준한 바위 산의 정상부를 점령하지 못했고 몇 년의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 콜 디 라나 전투

콜 디 라나 산

벨루노Belluno에 위치한 콜 디 라나Col di Lana 산은 포르도이Pordi 통로와 팔차레고Falzarego 통로 두 통로 한가운데에 있는 산으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산이었습니다. 콜 디 라나Col di Lana 산은 그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산에 많은 요새들이 건립되어 있었고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은 요새에 집중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1915년 이탈리아군은 콜 디 라나Col di Lana 산을 공격했고 산의 능선에 배치된 오스트리아-헝가리군 요새들을 공격했습니다. 하지만 요새는 견고했고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은 이탈리아군의 공격을 격퇴했습니다. 이탈리아군은 산을 포위하고 몇 년을 공격했지만 실패했고 이탈리아군과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은 서로 진지 아래에 폭파지뢰를 매설한 뒤 터뜨려 적을 공격했습니다.

 

 

 

• 카포레토 전투

카포레토 전투도

알프스Alpi 산맥의 여러 곳에서 벌어진 전투는 1915년에 시작되어 1917년이 될때까지 성과를 보이지 않고 정체되었습니다. 이탈리아군은 막대한 피해를 입으면서도 전략적 요충지를 끝내 점령하지 못했고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은 이탈리아군의 물량 공세에 지쳐갔습니다. 이 지루한 전쟁은 1917년 10월 24일 독일군이 카포레토Caporetto로 공세를 시작하며 이탈리아군 방어진이 붕괴되자 이탈리아군이 전면 철수하면서 종결되었습니다. 산과 요새에서 끝까지 버티던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은 무사히 본국으로 귀환했고 이탈리아군은 피아베Piave 강으로 밀려나 동맹군의 피아베Piave 강 공세를 막아내느라 급급했습니다. 때문에 이탈리아군의 하얀 전쟁Guerra Bianca는 카포레토Caporetto 전투로 무승부로 끝이 났으며 그 무엇보다 더 참혹했던 하얀 전쟁Guerra Bianca은 잊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