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이-팔레스타인 전선: 수에즈 운하 기습] 제국의 생명선

• 수에즈 운하

시나이 반도

시나이سِينَاء 반도는 아라비아 반도와 동아프리카 사이에 위치한 홍해와 유럽과 북아프리카 사이에 위치한 지중해 사이를 막는 지형이었습니다. 고대부터 사람들은 홍해를 비롯한 인도양 무역과 지중해 무역으로 문명을 성장시켜왔고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두 해상 무역을 연결해 지중해와 대서양 무역을 한번에 가능케 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시나이سِينَاء 반도 서부에 홍해 해안선이 깊이 파고든 것을 활용해 시나이سِينَاء 반도 서부 수에즈السويس에 운하를 개통해 홍해와 지중해를 잇는 운하를 건설하려고 했습니다. 이 구상은 고대 이집트 시대 때 처음 등장했고 고대 이집트인은 수에즈 운하를 건설하려고 했지만 당시 기술력으로 단단한 토질의 시나이سِينَاء 반도에 땅을 파 운하를 개통할 수가 없어 상대적으로 무른 토양인 이집트 사막에 운하를 개통해 홍해와 나일 강을 연결하는 식으로 운하를 운용했습니다. 이후에도 고대 페르시아 제국, 이슬람 제국, 베네치아 공화국, 오스만 제국이 수에즈 운하 건립을 시도했지만 단단한 토양때문에 모두 실패했고 수에즈 운하 계획은 한동안 무산되었습니다.

이집트의 나폴레옹

그러던 중 이집트에서 나폴레옹 전쟁이 한창인 1798년 나폴레옹은 이집트에서 고대 운하에 관심을 가졌했습니다. 이 운하에 관심을 가진 나폴레옹은 운하를 연구했고 수에즈 운하 계획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나폴레옹은 1804년 황제로 옹립한 후 수에즈 운하 건립을 추진했습니다. 나폴레옹은 수에즈 운하를 건설해 지중해와 인도양으로 프랑스 제국의 영향력을 팽창하고자 했습니다.

프랑스가 건설한 수에즈 운하

1842년 오스만 제국령 이집트의 파샤 무함마드 알리가 오스만 제국의 술탄을 위협하고 협정을 체결해 이집트가 사실상 오스만제국으로부터 독립해 이집트 술탄국이 되자 무함마드 알리는 오래 전부터 관심있었던 수에즈 운하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했습니다. 허나 이집트 술탄국은 근대화를 이룩했지만 수에즈 운하를 개통할 기술력이 없었고 무함마드 알리 파샤는 프랑스 제국에게 수에즈 운하 건축을 도와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프랑스 제국은 이 요청에 당연히 응답했고 수에즈 운하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1861년 프랑스 고고학자가 고대 수에즈 운하 건립 시도를 한 흔적을 발견했고 나폴레옹 3세는 고대 수에즈 운하에 운하를 건축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허나 프랑스 제국을 견제한 대영제국은 프랑스 제국의 수에즈 운하 건립에 개입하며 방해했습니다. 프랑스 제국은 고대 수에즈 운하 유적이 발견되기도 전인 1858년 12월 15일 수에즈 운하 회사를 건립하고 유럽 국가들을 돌며 투자금을 받아내려고 했지만 대영제국은 유럽 국가들에게 투자하지 않을 것을 강요했고 대영제국의 압도적인 해군력에 굴복한 유럽 국가들은 대영제국을 두려워하며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수에즈 운하 건립에 적극적이었던 나폴레옹 3세 역시 프랑스 제국 국고를 수에즈 운하에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수에즈 운하 회사는 사업을 하기도 전에 부도 위기에 처했고 프랑스 제국은 이 자금 부족 문제를 이집트 술탄국이 자금을 대납하는 것으로 해결했습니다. 이집트 술탄국은 하루아침에 생긴 빚에 파산했고 대영제국과 프랑스 제국은 이집트 술탄국을 이집트 보호국으로 만들어 내정에 개입했습니다. 그 사이 수에즈 운하 회사는 1859년 운하 건설을 시작해 1869년 운하를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운하가 완성되자 대영제국은 프랑스 제국이 건설한 수에즈 운하를 빼앗으려고 했습니다.

• 대영제국의 생명선

대영제국 지배 하의 수에즈 운하

마침 1871년 프랑스 제국이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에서 패배해 프로이센 왕국에게 막대한 양의 배상금을 지불해야 되자 프랑스 제국의 나폴레옹 3세가 퇴위한 후 등장한 프랑스 제3공화국은 수에즈 운하에 자금 지원을 할 여유가 사라졌습니다. 그러자 무함마드 알리 파샤는 이집트 보호국의 수에즈 운하 회사 지분을 팔았고 대영제국이 그 지분을 모두 매각했습니다. 이로서 대영제국은 수에즈 운하 회사의 최대 지분을 보유했고 수에즈 운하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대영제국은 명목상 이집트 술탄국(보호국)의 주인인 오스만 제국을 압박해 1888년 3월 2일 콘스탄티니예 협약을 체결해 수에즈 운하를 대영제국의 보호 하에 중립지역으로 두기로 했습니다. 대영제국은 이렇게 수에즈 운하를 프랑스 제국으로부터 강탈했고 수에즈 운하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영국 본토와 인도제국을 연결했습니다. 허나 수에즈 운하는 명목상으로는 중립지역이었기 때문에 대영제국의 적성국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대영제국의 적성국인 오스만 제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스만 제국은 명목상 이집트 보호국을 지배하는 국가였고 때문에 수에즈 운하를 오스만 제국이 가질 명분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오스만 제국은 제국의 영광을 꿈꾸며 오스만 제국의 제후국인 이집트 술탄국이 건립한 수에즈 운하를 반환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스만 제국에게 대전쟁은 수에즈 운하를 탈환할 좋은 기회였습니다. 대영제국은 대전쟁이 발발하자 서부전선으로 인도제국군, 오스트레일리아군과 뉴질랜드군을 파병하기 위해 최단 경로인 수에즈 운하를 적극적으로 이용했습니다. 서부전선으로 대규모의 병력을 빨리 파견해야 했던 대영제국에게 수에즈 운하는 반드시 필요했고 대영제국은 1914년 8월 영국군과 인도제국군을 소집해 이집트군을 결성해 수에즈 운하를 지키도록 했습니다.

• 수에즈 운하 기습공격

수에즈로 향하는 오스만군

1914년 11월 18일 독일제국의 크레즈 폰 크레잰스텐 장교는 오스만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니예قسطنطينيه에 도착해 오스만 제4군의 참모장이 되었습니다. 오스만 제4군은 오스만 칼리파의 지하드 선포에 호응해 집결한 두르즈인, 쿠르드인, 베두인으로 구성되었고 이들은 무슬림 국가인 이집트를 침공해 지배한 대영제국에 반발해 지하드 جهاد를 일으키는 명목으로 수에즈 운하에 파견되었습니다. 오스만 제국은 1914년 가을 수에즈 운하로 병력을 파견하기 위해 야파يَافَا-예루살렘القدس 철도를 확장했고 시나이سِينَاء 반도 바로 앞까지 철도로 병력을 수송했습니다. 그리고 1915년 1월 중순 시나이سِينَاء 반도에 도착한 오스만군 병력은 낙타와 말을 타고 시나이سِينَاء 반도 사막을 횡단했습니다. 이집트군은 항공정찰로 오스만군이 시나이سِينَاء 반도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이집투군 사령부는 오스만군이 척박한 시나이سِينَاء 반도를 횡단하지 못하고 도중에 중단할 것이라 생각해 공격하지 않았습니다.

오스만군의 수에즈 진격로

오스만군은 병력을 세개로 나누어 시나이سِينَاء 반도로 진격했고 독일제국 항공대의 폭격기는 시나이سِينَاء 반도의 이집트군 주둔지를 폭격하며 오스만군을 지원했습니다. 오스만군은 이집트군의 예상과 달리 무사히 시나이سِينَاء 반도를 횡단했고 1월 26일 수에즈 운하에 도착했습니다. 오스만군은 수에즈 운하에 가까워지자 모래폭풍이 불 때와 항공기가 발진하지 못하는 야간에 조심스럽게 진격하며 이집트군의 눈을 속였습니다. 오스만군의 일부 병력은 1월 27일 수에즈 운하 남부에 도착해 운하 도하에 성공했습니다.

수에즈 운하로 진격하는 오스만군

그리고 오스만군 주력부대는 2월 2일 수에즈 운하에 도착해 이집트군을 공격했습니다. 이집트군은 수에즈 운하에 방어진을 구축했고 오스만군을 공격하며 오스만군의 진격을 방해했습니다. 오스만군은 2월 2일 한밤 중에 운하를 도하하려고 했지만 밝은 달빛에 이집트군은 오스만군이 운하를 건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고 바로 공격해 오스만군의 진격을 저지했습니다. 그리고 2월 3일 날이 밝자 이집트군은 수에즈 운하에 배치한 전함에서 함포사격하며 오스만군을 공격했고 오스만군은 주춤했습니다. 이에 이집트군은 페리선으로 운하를 건너 오스만군 참호로 돌격했습니다. 오스만군은 처음에는 당황하며 후퇴했지만 곧 반격해 이집트군을 수에즈 운하로 몰아냈고 수에즈 운하의 이집트군 함선을 위협했습니다.

수에즈 전투

오스만군은 곡사포 포격으로 이집트군 함선을 위협했고 이집트군은 수에즈 운하 위의 포함과 무장 페리선 등 함선을 동원해 오스만군의 도하를 필사적으로 방해했습니다. 지상에서는 인도제국군이 기병과 낙타병 돌격으로 오스만군을 공격하며 오스만군을 수에즈 운하에서 몰아내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오스만군은 운하를 도하하는데 성공했고 이집트군은 도하에 성공한 오스만군을 포위하고 수에즈 운하의 함선으로 퇴로를 차단해 공격했습니다. 운하를 돌파한 오스만군은 이집트군에게 포위되었고 나머지 오스만군은 수에즈 운하에서 점점 멀어졌습니다. 결국 크레즈 폰 크레젠스텐 참모장은 2월 3일 야간에 후퇴명령을 내렸고 오스만군은 수에즈 운하에서 후퇴했습니다. 이집트군은 2월 4일 포위된 오스만군을 포로로 잡은 후 수에즈 운하를 도하하지 않고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이집트군 사령부는 수에즈 운하를 도하해 시나이سِينَاء 반도로 진격을 원했지만 오스만군은 시나이سِينَاء 반도를 장악했고 수에즈 운하 주변에 방어진을 형성했습니다. 반대로 이집트군은 군사 훈련도는 미숙해 공격작전을 수행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이집트군은 수에즈 수비에 만족하고 수에즈 운하 방어진을 복구한 후 수비자세를 유지했습니다.

• 대영제국의 작전변경

콘스탄티니예로 향하는 대영제국 왕립 해군 함대

망조에 든 오스만 제국을 과소평가한 대영제국은 오스만군의 수에즈 운하 기습 공격에 당황했습니다. 오스만군의 수에즈 운하 공격은 대영제국의 명운을 위협했습니다. 대영제국은 오스만 제국의 공격으로 서부전선에서 패배할 위기를 경험했고 대영제국은 오스만 제국의 저력을 다시 평가했습니다. 대영제국은 오스만 제국을 공략하기 쉽지 않은 적이라고 판단했고 거대한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 오스만 제국을 단기간에 함락할 작전을 구상했습니다. 대영제국의 해군장관이었던 윈스턴 처칠은 오스만 제국을 멸망시키기 위해 직접 오스만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니예قسطنطينيه를 공격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많은 이들은 이 주장에 대해 무모하다는 평을 내렸지만 윈스턴 처칠은 대병력을 소집하고 콘스탄티니예قسطنطينيه 공격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윈스턴 처칠 휘하의 대영제국 왕립 해군 지중해 함대는 1915년 2월 중순 오스만 제국의 수도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수도 콘스탄티니예قسطنطينيه로 가는 길 입구에 갈리폴리جاليبولي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