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 바스마치 운동] 중앙아시아에 번진 적백내전

• 투르키스탄의 분열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선포한 투르키스탄 국가들

2월 혁명으로 러시아 제국이 붕괴되자 페트로그라드Петроград를 비롯한 러시아 전역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페트로그라드Петроград의 지식인들은 러시아 공화국을 설립하고 러시아 제국을 대체하는 통치체계를 확립하려고 했지만 볼셰비키 세력도 함께 두각을 드러냈고 멘셰비키와 볼셰비키 등 정치 세력들이 혼재했습니다. 이는 러시아의 중앙아시아에서도 일어났습니다. 러시아 제국이 사라진 러시아령 투르키스탄에서 샤리아شَرِيعَة 법을 중심으로 하는 이슬람 세계 회귀를 주장하는 세력과 민족주의를 외치는 세력, 인민평등을 외치는 공산주의 세력이 충돌했습니다. 이슬람 세계 부흥을 외치는 세력은 전러시아 무슬림 의회를 강화시켜 샤리아شَرِيعَة 법에 따른 통치를 추구했고 무슬림 민족주의자들은 투르키스탄 민족의회를 건립해 러시아의 무슬림 민족정체성을 설파했습니다. 그리고 무슬림 공산주의자들은 1917년 3월 2일 타슈켄트 소비에트를 결성해 투르키스탄의 볼셰비키 세력을 모았습니다.

 

 

 

• 바스마치 운동

바스마치 운동을 주도한 이슬람 지도자들

시간이 흘러 10월 혁명으로 페트로그라드Петроград에서 볼셰비키 세력이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을 선포하고 자본계급과 제국주의 세력에 대항하는 인민전쟁을 선포하자 투르키스탄의 민중들은 또다시 대규모 징집을 당해 머나먼 곳에서 죽음을 당할 것을 우려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강한 세력이었던 전러시아 무슬림 의회는 1917년 11월 27일 코칸드 자치국(투르키스탄 자치국)을 건국해 러시아 볼셰비키 세력과 협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그리고 1917년 12월 13일 투르키스탄 북부에서는 같은 뜻으로 봉기를 일으켜 알라시 자치국이 탄생해 투르키스탄 북부를 차지했습니다. 코칸드 자치국과 알라시 자치국의 이슬람 지도자들은 반종교를 내세우며 이슬람을 위협하는 적군에 맞써 싸워 이슬람을 수호할 것을 맹세하고 바스마치 운동을 일으켰습니다. 이들은 백군에 가담해 러시아 적군의 침공에 대비했고 투르키스탄 내부의 볼셰비키인 타슈켄트 소비에트도 공격했습니다.

 

 

 

• 타슈켄트 소비에트의 혁명전쟁

투르키스탄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

그러나 타슈켄트 소비에트는 투르키스탄 백군의 공격을 저지했고 오히려 투르키스탄에서 세력을 확장했습니다. 타슈켄트 소비에트는 블라디미르 레닌의 협조를 받아 코칸드 자치국(투르키스탄 자치국)에 대항해 투쟁할 것을 선포했고 코칸드 자치국과 카스피해 근처로 세력을 확장했습니다. 1918년 2월 22일 타슈켄트 소비에트는 코칸드 자치국를 완전히 점령했고 25만명의 유대인들을 학살해 그들을 제거하고 그들의 재산을 강탈해 혁명자금으로 사용했습니다. 그 후 1918년 4월 30일 투르키스탄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을 선포했습니다. 투르키스탄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이 탄생하는 동안 러시아 정부의 지배를 받던 히바 칸국과 부하라 토후국은 독립을 선포해 독립국으로 성장했습니다. 투르키스탄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은 코칸드 자치국의 마지막 영토인인 페르가나Фергана 분지를 포위했습니다. 허나 험준한 산맥으로 둘러싸인 페르가나Фергана 분지는 예로부터 목화와 밀 재배가 잘되는 비옥한 토지로 유명해 자급자족이 가능했고 때문에 코칸드 자치국의 남은 사람들이 페르가나Фергана 분지로 모였습니다. 투르키스탄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의 적군은 페르가나Фергана 분지를 포위했지만 험준한 산에 가로막혀 분지 안으로 진격하지 못하고 바라만 보았습니다.

러시아 내전에 참전한 중앙아시아 백군

그렇게 시간이 흘러 1918년 7월이 되자 백군이 대대적인 공세를 시작했습니다. 체코슬로바키아 의용군이 시베리아 철도를 따라 이동하며 적군 병력에 공백이 생기자 알라시 자치국의 코샤크 기병대가 시베리아 철도로 진격하며 러시아 적군을 몰아냈고 이어 투르키스탄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의 적군을 공격했습니다. 그리고 1918년 6월 17일 중앙아시아 철도를 건설하던 노동자들이 대규모 시위를 일으키자 영국령 인도제국은 윌프리트 맬리선 총사령관의 인도제국군을 이끌고 투르크메니스탄 지역으로 이동해 7월 14일 자카스피안국을 건립했습니다. 자카스피안국은 투르키스탄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을 투르크메니스탄 지역에서 몰아냈고 투르크메니스탄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은 알라시 공화국에 의해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과 분리된 상태에서 홀로 투쟁해야 했습니다.

바스마치군

1918년 연말 페르가나Фергана 분지에 대기근이 찾아와 코칸드 자치국이 투르키스탄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에 항복했고 투르키스탄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의 적군은 꾸준히 영토를 확장하며 돌파구를 찾아갔습니다. 투르키스탄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 적군은 1919년 7월 위기를 맞이했지만 9월 러시아 적군의 군 개혁에 힘입어 다시 적극적인 공세로 세력을 확장해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과 투르키스탄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을 연결하고 1919년 11월 알라시 자치국으로 대규모 공세를 시작했습니다.

 

 

 

• 바스마치군의 패배

바스마치군과 적군의 협상

1919년 11월 적군은 동부공세를 시작하며 빠르게 세력을 확장해갔고 알라시 자치국 역시 적군의 공세 지역에 해당되었습니다. 알라시 자치국의 바스마치군은 순식간에 밀려 적군에게 패배했고 1920년 1월 적군은 히바 칸국을 점령했습니다. 바스마치군은 부하라 토후국을 거점으로 투르키스탄에서 이슬람 민족주의 활동을 벌였지만 1920년 8월 부하라 토후국이 적군의 손에 떨어지고 1920년 11월 적군이 러시아를 거의 다 통일하자 바스마치군은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더불어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은 바스마치군의 예상과 달리 이슬람을 존중하는 정책을 펼쳤고 지역의 경제정책을 우대했습니다. 때문에 투르키스탄 민중들은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민심을 돌렸고 바스마치군은 항쟁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바스마치군은 1921년 11월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에 항복했습니다. 이후 소규모의 바스마치 운동이 벌어졌지만 모두 소득 없이 중단되었고 투르키스탄은 다시 러시아의 지배 하에 놓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