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맹국이 승리했다면
제1차 세계대전은 최종적으로 연합국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1917년 전세는 동맹국에게 급속하게 기울었고 1918년 4월 미국원정군이 증원되기 전까지 동맹국이 전쟁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1918년 초 프랑스 제3공화국은 전차를 대량생산해 독일군을 막을 결전 병기를 생산하고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상황은 동맹국에게 유리했습니다. 그래서 제1차 세계대전은 동맹국의 승리로 끝이 날 수 있었습니다. 이 점 덕분에 제1차 세계대전이 동맹국의 승리로 끝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동맹국은 제1차 세계대전 종료 후의 청사진을 완성하지 않았으므로 우리는 동맹국이 어떤 판도를 만들 것인지 모릅니다. 다만 동맹국 국가들의 계획을 보며 어떻게 했을 것이라고 추측할 뿐입니다. 때문에 관점에 따라 동맹국이 승리한 후의 판도가 여러가지 나올 수 있습니다. 이점 유의하며 한번 보도록 하죠.
- 동맹국의 완전한 승리
먼저 동맹국이 완전한 승리를 거둬 그동안 동맹국이 입었던 손실을 모두 회복하고 원하는 바를 이룬다고 가정해봅시다. 동맹국이 완전한 승리를 거뒀다는 것은 연합국이 완패해 동맹국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그럼 독일제국은 식민지 팽창의 목표를 가감없이 드러낼 것입니다. 독일제국은 미틀오이로파Mitteleuropa를 확정해 반러시아 동맹을 형성하고 미틀아프리카Mittelafrika를 정의할 것입니다. 미틀아프리카Mittelafrika는 벨기에령 콩고는 무조건 들어가고 프랑스령 적도아프리카와 포르투갈령 앙골라, 포르투갈령 모잠비크도 포함될 것입니다. 그리고 서부전선은 벨기에 영토를 결정하고 프랑스 제3공화국 북부 해안지방을 점령해 대영제국과 프랑스 제3공화국의 교역망을 끊어낼 것입니다. 다만 독일령 뉴기니와 독일령 사모아, 자오저우만 조차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어 어떻게 할지는 정말 모릅니다. 하지만 유럽 강대국들이 중국 땅을 노린 만큼 독일제국은 산둥반도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발칸반도 서부를 영향권에 둘 것이고 불가리아 차르국은 테살로니키를 확보한 후 만족할 것입니다. 루마니아 왕국은 포기하고 동맹국에 소속되어 그들에게 석유와 식량을 공급할 것이고 우크라이나 인민공화국은 동맹국에게 식량을 수출하며 국력을 키울 것입니다.
오스만 제국은 이슬람 종주국으로서 거대한 팽창을 할 것입니다. 오스만 제국은 세누시, 오만 이맘국, 자발 샴마르 토후국, 예멘 토후국, 카자르 제국, 아프가니스탄 토후국, 아제르바이잔 공화국, 부하라 칸국, 히바 칸국 등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고 때문에 동맹국이 완전한 승리를 거둔다면 오스만 제국의 영향력은 극대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오스만 제국은 리비아, 이집트, 수단, 아라비아, 예멘, 아제르바이잔을 획득해 엄청난 영토확장을 할 것이고 바쿠 유전지대와 카자르 제국 남부 유전지대를 획득해 동맹국의 석유 공급을 담당할 것입니다.
그 외에도 아일랜드는 독립을 하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재건되며 모로코, 다리위시 등이 독립하고 카자르 제국은 완전 자주를 얻고 에티오피아 제국은 에리트레아를 흡수해 영토를 확장하는 이상향을 실현할 수도 있었습니다.
- 진정한 승리
사실 동맹국에게 완전한 승리 시나리오는 러시아 붕괴입니다. 미틀오이로파Mitteleuropa와 중앙아시아 이슬람국 독립, 러시아 내전에서 적군의 패배는 동맹국에게 더할 나위없는 승리 조건입니다. 이후 러시아가 재침공할 수 있지만 적어도 공산주의라는 위험한 사상을 무기로 진격하지는 않기 때문에 동맹국은 최악의 상황이 아닙니다. 더불어 러시아의 침공에 대비해 완충국도 많으니 동맹국은 안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가 동맹국에게 최상의 승리입니다.
- 오스만 제국의 패퇴와 유럽 동맹국의 승리
1918년 동맹국의 사정은 유럽과 중동이 달랐습니다. 유럽 동맹국들은 승기를 잡았지만 오스만 제국은 이집트원정군과 인도원정군의 진격에 시달렸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랍 봉기는 오스만 제국에게 엄청난 소모를 강요했습니다. 그래서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동맹국이 승리했다 하더라도 오스만 제국은 헤자즈الحجاز 아랍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포기할 수도 있었습니다. 만약 오스만 제국이 적극적 팽창 대신 아랍 지역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갔다면 헤자즈 왕국의 독립을 허용하는 것으로 영토를 축소할 수 있었습니다.
-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붕괴와 불완전한 승리
또다른 가능성은 동맹국 승리 직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붕괴하는 것입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1917년 다민족 제국이라는 정체성을 상실했고 제국 내 민족 독립운동이 활발해졌습니다. 이를 독일제국이 겨우 막았는데 만일 제1차 세계대전이 동맹국 승리로 끝나고 독일제국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서 철수하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붕괴할 수도 있었습니다.
만약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붕괴한다면 루마니아 왕국이 부활하고 세르비아 왕국도 부활할 가능성이 컸습니다. 이에 독일제국이 오스트리아 영역을 재빨리 흡수해 게르만 영역 보호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또 오스만 제국은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회복하되 이집트원정군과 아랍 봉기군이 점령한 팔레스타인فلسطين 지역을 포기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 경우는 독일제국만 승리한 불완전한 승리라고 볼 수 있니다.
- 독일제국만 승리
최악의 시나리오는 독일제국만 승리하는 것입니다. 이 시나리오가 가능하려면 1918년 10월 초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붕괴, 불가리아 차르국 항복, 오스만 제국 항복이라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 독일제국이 백일전투의 공세를 막고 역습에 성공해 프랑스 제3공화국을 항복시켜야 합니다. 사실 불가능한 조건이긴 한데 그걸 해냈다고 칩시다. 그럼 판도는 오스트리아 공화국 유지와 미틀오이로파Mitteleuropa 유지입니다. 그 외의 지역은 해체되고 오스만 제국도 아나톨리아 지역만 보존하는 선에서 끝날 확률이 큽니다. 그리고 독일제국은 대영제국, 프랑스 제3공화국, 이탈리아 왕국과 적이었지만 소비에트를 막기 위해 전후 관계를 개선하고 반소비에트 진영이 새로 형성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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