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차 산업에 머문 남아메리카
남아메리카는 18세기에 독립한 후로도 계속 플랜테이션 농업과 천연자원을 수출하는 국가 산업을 유지했습니다. 남아메리카가 식민지 지배를 받는 동안 산업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독립 후 가진 산업 역량은 농업과 광산업 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중공업을 육성하려고 해도 유럽과 미국은 남아메리카가 2차 산업을 가지지 못하게 방해했습니다.
유럽은 당시 최고 기술이자 국가 안보 기술이었던 2차 산업을 함부로 남아메리카에 전수하지 않았고 미국은 먼로 독트린에 따라 남아메리카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유지하기 위해 남아메리카 국력상승을 방해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남아메리카는 2차 산업 기술을 전수받지 못했고 개발하려는 시도도 유럽과 미국의 훼방으로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남아메리카 국가들은 1차 산업으로 외화를 벌어들여 유럽과 미국의 공산품을 수입하는 경제 체제를 유지했습니다.
- 제1차 세계대전과 남아메리카 경제위기
1차 산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산업으로 경제적 이득이 높지 않았습니다. 특히 커피와 설탕, 담배, 바나나 등 기호품을 플랜테이션 농업으로 재배하는 남아메리카 농업경제는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세계 경제가 호황이면 기호품 수요가 증가해 많은 외화를 벌였지만 경제가 조금이라도 위축되면 기호품 수요부터 급감해 남아메리카 경제사정이 악화되었습니다. 2차 산업에 필수자원인 구리를 가진 칠레는 사정이 나았지만 그 외 국가들은 세계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받았습니다.
남아메리카 경제위기는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후 얼마 가지 않아 발생했습니다. 유럽 국가들이 식량 배급제를 실시하며 커피와 설탕 공급을 대폭 낮췄습니다. 그래서 남아메리카 국가들은 커피와 설탕 재고품을 판매하지 못했습니다. 거기에 공업 비중이 높았던 독일제국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남아메리카 천연자원을 구매하는 큰손이었는데 전쟁 동안 해상봉쇄당해 남아메리카는 수출 실적이 반토막났습니다. 남아메리카 전역에서 경제위기가 닥쳤고 시민들은 불안함에 거리로 나왔습니다. 미합중국은 이 사태를 지켜본 후 남아메리카의 큰손이 되어 기호품과 자원을 모조리 사들였습니다. 남아메리카는 미합중국 덕분에 위기에서 벗어났고 그 대가로 미합중국에 대한 경제적 예속이 더 심해졌습니다.
- 대공황과 지갑을 닫은 세계
미합중국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로도 남아메리카에서 생산물을 대거 수입했습니다. 미합중국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로 성장했고 광란의 20년대를 보내며 기호품과 자원에 대한 수요가 폭발했습니다. 그래서 남아메리카에서 생산품을 모두 수입했고 남아메리카 경제는 어느새 미합중국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했습니다. 또한 대영제국, 프랑스 제3공화국에서도 전쟁 동안 못마신 커피 수요가 폭발하며 남아메리카 국가들은 역대 호황을 맞이했습니다.
허나 1929년 미합중국에서 대공황이 발발하자 미국 기업은 도산하거나 수입을 전면 취소했습니다. 때문에 남아메리카는 외화벌이 시장을 한순간에 잃었습니다. 남아메리카는 급히 대영제국, 바이마르 공화국 등 유럽 공업 국가들을 찾으며 수출원을 찾아다녔지만 유럽 국가들도 대공황의 충격을 받고 나라의 문을 닫았습니다. 남아메리카 국가들은 수출시장을 모두 잃었고 그 와중에 필수 공산품은 수입해야 했기 때문에 수입으로 국가재정이 소모되었습니다. 때문에 1929년 이후 남아메리카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 남아메리카 경제 충격
남아메리카는 대공황 충격을 다른 대륙의 몇 배로 받았습니다. 플랜테이션 농업에 절대적으로 의존했던 브라질 합중국은 1929년부터 1932년 3년 사이에 커피 수출량이 50% 이하로 급감하며 막대한 경제 충격을 받았습니다. 커피 재고는 쌓이는데 판매가 되지 않자 커피 가격이 미친듯이 낮아졌고 브라질 합중국 정부는 커피 재고를 바다에 버리거나 대량 매립하면서 커피 가격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설탕은 가격 조정에 실패해 엄청 낮은 가격에 거래되었고 설탕을 취급하던 산업체들은 줄줄이 도산했습니다.
미합중국에 90% 이상 의존했던 페루 공화국은 1929년부터 1932년까지 수출량이 무려 72% 감소했습니다. 페루 공화국은 설탕과 석탄 산업에 의존했고 대공황 직후 설탕, 석탄 기업이 모두 도산하면서 페루 공화국은 경제를 이끌 기업이 남지 않았습니다. 멕시코 합중국은 은과 석유라는 필수자원을 수출했기 때문에 1929년 대공황 초반 때의 충격에서 빨리 벗어나 1931년부터 다시 경제성장을 이룩했습니다.
칠레 공화국은 구리 산업이 발달한 곳으로 20세기 초에 해외 자본을 흡수하며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해외 자본을 마구 흡수하던 시점에 대공황이 발발해 해외 자본이 대거 유출되었고 칠레 공화국은 산업 인프라를 설립하기 전에 해외 자본이 떠나가며 빈털털이가 되었습니다. 칠레 공화국 정치인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관세를 높게 잡는 만행을 저질렀고 그 어떤 국가도 칠레 공화국과 교역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칠레 공화국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수년간 고용이 전혀 되지 않는 국가 막장 상태가 되었습니다. 1929년부터 1932년까지 국가 경제는 마비되었고 수많은 실업자가 생기며 많은 사람들이 칠레를 떠나 해외로 이주하자 교회에서 닭고기 수프를 무료로 나눠주는 봉사를 실시하며 칠레인들을 어떻게든 도왔습니다.
설탕 산업 하나에 의존했던 쿠바 공화국 역시 생산력이 80%~90% 감소했습니다. 거기에 미합중국이 스페인-미국 전쟁에서 승전한 후 쿠바 경제를 장악하며 쿠바 공화국은 설탕 산업자본을 미국 자본에 절대 의존했는데 대공황으로 미국 자본이 쿠바 공화국에서 빠져나가자 쿠바 공화국은 절대 빈곤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헤라르도 마차도 이 모랄레스 대통령은 독재를 유지하며 절대권력으로 쿠바 국민을 억압했고 쿠바 국민들은 며칠을 굶는 지옥도에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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