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럽전구/동부전선

[유럽전구: 동부전선] 제국주의 전쟁

by 롱카이. 2022. 2. 14.
  • 동부전선

제1차 세계대전 동부전선 러시아군 정갑열차
제1차 세계대전 동부전선의 열차


https://www.youtube.com/watch?v=9Z47IT9X7eo

동부전선&발칸전선 지도



  • 제국주의

로마 제국
유럽의 바탕이자 제국의 원류였던 고대 로마 제국

고대 로마는 그리스인들을 비롯한 고대 유럽의 수많은 민족들을 지배한 유럽 제국(임페리움Imperium)이었습니다. 로마 제국은 유럽 대륙을 정복하고 기독교를 수용해 유럽의 정체성을 확립한 국가로 로마 제국은 이후 유럽 국가들에게 중요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프랑스 역시 로마 제국의 상징성을 잘 알았고 로마 제국을 계승하고 싶어했습니다. 허나 유럽에서 로마 제국Imperium Romanum의 후계자, 즉 제국Imperium이 되기 위해서는 로마 제국Imperium Romanun의 혈통을 이어받아야 했습니다. 유럽에서 공식적으로 혈통을 이어받은 것을 인정받아 제국Imperium이 된 국가는 신성로마제국, 비잔티움제국, 러시아 제국(서유럽 일부 국가들은 러시아를 제국으로 인정하지 않았다)이 있습니다. 프랑스는 공인할 로마 혈통이 없어 제국Imperium이 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1804년 유럽을 제패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스스로를 황제Imperator로 칭하며(나폴레옹 1세) 프랑스 제국Empire Français을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프랑스가 공화국이 되었다가 나폴레옹 3세가 1852년 다시 프랑스 제국Empire Français을 선포하며 제국은 부활했습니다. 이에 유럽 언론들은 프랑스의 로마 제국 부활 시도를 가리켜 제국주의라 칭하며 프랑스를 비판했습니다. 허나 제국주의의 의미는 한세기를 넘기지 못하고 변했습니다.

제국주의 만평
제국주의 만평

당시 유럽 국가들은 다른 국가와 민족들을 강제 합병하며 팽창하는 정책을 추구했습니다. 유럽 강대국들은 식민지를 건설하며 식민지의 자원을 저렴한 가격에 수입해 본국에서 생산해 식민지에 비싼 가격에 되팔며 부를 창출했습니다. 유럽 강대국들은 이 식민지 경제활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제국주의를 이용했습니다. 이들이 바꾼 제국주의의 의미는 열등 민족들을 우등 민족이 개화시킨다는 것으로 민족주의와 애국주의가 극에 달해 자국 민족을 우수한 민족으로 보고 타민족을 열등한 민족으로 보는 데에서 기인했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제국주의를 내세워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침공해 식민지를 건설했습니다. 이들이 제국주의를 위해 주로 이용하던 개념이 유럽인은 우등한 인종이라는 인종주의였습니다. 하지만 제국주의는 같은 유럽인이 있는 유럽 내에서도 적용되었습니다. 수많은 민족들이 얽혀사는 동유럽과 남유럽은 제국주의를 외치는 강대국이 팽창하기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 발칸의 주인

러시아-튀르크 전쟁
러시아-튀르크 전쟁

러시아 제국은 강력한 러시아 해군이 전세계 바다를 지배하기 위해 일년 내내 활동 가능한 부동항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 제국은 남쪽으로 진출을 시도했고 그 장소 중 한 곳이 발칸반도였습니다. 러시아 제국은 발칸반도의 지배자 오스만 제국이 오스트리아 비엔나 침공을 멈추자마자 대규모 공격을 해 오스만 제국의 군대를 격파했습니다. 러시아 제국은 오스만 제국에게 멸망한 비잔티움 제국의 후계자를 자처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 제국은 동방 정교회를 수호하며 오스만 제국이 수도로 삼은 콘스탄티니예(옛 비잔티움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를 점령해 동방 정교회의 심장이었던 콘스탄티노플을 수복하고 비잔티움 제국(로마 제국)의 부활을 선포하고 싶어했습니다. 러시아 제국은 콘스탄티노플과 그 일대를 수복하면 지중해로 나가는 길이 뚫려 러시아 제국이 지중해의 지배자가 되는 것 역시 노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제국의 희망은 대영제국이 일으킨 크림 전쟁으로 좌절되었고 러시아 제국은 민족주의를 이용해 발칸 국가들을 오스만 제국에게서 독립시키고 그 공헌으로 발칸반도 항구를 사용할 권리를 얻으려 했습니다.

1914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영토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통치 지역

한편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수많은 민족들을 지배하던 제국이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가는 유럽의 모든 지배자 가문과 혼인동맹하며 유럽 국가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던 유럽 최고 명문 가문이었고 그 합스부르크 왕가의 본 영토가 오스트리아였습니다. 오스트리아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영향력으로 주변 공국들을 흡수해 다민족 국가를 건국했습니다. 허나 오스트리아 제국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유럽에 전파한 민족주의 열풍에 민족에 따라 제국이 분열될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이에 오스트리아 제국은 헝가리에게 강력한 자치권을 주고 헝가리와 연합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을 건설해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위기를 넘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당시 유럽의 기조였던 팽창정책을 수용해 발칸 신생국가들을 합병하려고 했습니다. 이는 전쟁을 치루며 발칸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 러시아 제국을 도발했습니다. 남유럽으로 팽창하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러시아 제국은 발칸의 주인이 되기 위한 대결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 카이저와 차르

로마의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 동상
로마의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는 로마 공화국을 로마 제국으로 바꾸고 스스로 황제Imperator가 된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로마 제국을 건설하고 로마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황제Imperator로 후대 로마 제국 황제들은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를 신격화했고 카이사르Caesar는 황제를 뜻하는 보통명사가 되었습니다. 라틴어 카이사르Caesar는 유럽의 각종 언어로 불렸고 게르만어로는 카이저Kaiser, 슬라브어로는 차르Царь라 불렸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게르만 국가와 슬라브 국가에서 각자 제국이 등장했습니다. 게르만족에서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슬라브 국가인 러시아 제국에서 황제가 나왔습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합스부르크 가문이 서로마를 계승한 신성로마제국의 혈통을 이어 제국Imperium으로 인정받았고 러시아 제국은 동로마 제국 멸망 이후 로마노프 왕조의 혈통과 동방 정교회의 수호를 내세우며 제국Βασιλεία(바실리아; 고대 그리스어로 제국이라는 의미)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러시아군과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의 전투
러시아군(좌)와 오스트리아-헝가리군(우)의 전투

두 황제는 제국의 지도자로서 제국의 번영을 이룩해야 했습니다. 때문에 카이저Kaiser과 차르Царь는 제국이 등장한 이후로 영토를 확장하며 수많은 국가들을 흡수하고 많은 민족들을 백성으로 두었습니다. 그리고 카이저Kaiser과 차르Царь는 발칸반도를 지배자 자리를 놓고 가문의 전쟁을 벌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의 동부전선은 카이저Kaiser과 차르Царь의 전쟁이었습니다.


  • 제국의 운명을 건 전쟁

러시아 제국은 발칸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오스만 제국을 발칸에서 몰아내고 발칸 민족들의 독립국 건설을 도왔습니다. 이 사건은 민족주의 명분은 특정 국가가 적 제국을 물리치고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꽤 괜찮은 명분이라는 것을 일깨운 사건이었습니다. 같은 민족끼리의 국가 건설이라는 민족주의는 그 자체로 수많은 민족들을 지배하는 제국을 위헙하는 이념이었습니다. 민족주의 이넘에 따라 피지배민족들은 자기들만의 국가 건설을 희망했고 지배민족은 피지배민족들이 국가를 건설해 지배민족의 영토가 감소하는 것을 봐야만 했습니다. 때문에 민족주의는 제국주의를 무너뜨리는 좋은 수단이었습니다. 재미있게도 제국인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러시아 제국은 서로 적 제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민족주의를 이용했습니다. 이 전쟁에서 지는 쪽은 제국이 해체되어 피지배민족의 독립을 목격해야만 했습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러시아 제국은 제국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전쟁에서 승리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제국이 승전할 수 있는 조건을 최대한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최강대국으로 급성장하는 같은 게르만 국가 독일제국과 연합하고 발칸반도의 알바니아와 불가리아, 그리고 아직 망하지 않은 오스만 제국과 동맹을 맺었습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독일제국, 오스만 제국과 동맹을 맺어 러시아 제국을 포위했고 알바니아, 불가리아와 연합해 세르비아 왕국을 위협했습니다. 러시아 제국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바로 아래에 있는 세르비아 왕국을 지원하고 강한 적인 독일제국을 견제하기 위해 프랑스 제3공화국, 대영제국과 협상해 독일제국을 포위했습니다. 두 제국의 활동으로 유럽 국가들은 전쟁에 휘말리는 기폭제를 여기저기 만들어버렸고 발칸의 주인을 가리기 위해 일어난 전쟁이 유럽 강대국의 전쟁이 되어버렸습니다. 독일제국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러시아 제국이 전쟁을 하는 동안 서쪽의
프랑스 제3공화국을 완전히 굴복시켜 유럽에서 경쟁자를 제거하고 대영제국 왕립 해군을 뛰어넘어 전세계로 진출하고자 슐리펜 계획에 따라 프랑스 제3공화국을 침공했습니다. 때문에 제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자마자 동부전선과 서부전선이 동시에 생겨 서유럽과 동유럽에서 포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