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봉기: 후세인-맥마흔 서한] 아랍 전사들의 봉기

• 아랍 민족 의회

아랍 민족 의회

1908년 오스만 제국의 정권을 잡은 청년 튀르크당은 튀르크 민족 외 다른 민족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다 발칸반도의 슬라브인들을 자극했고 제1차 발칸전쟁을 자초했습니다. 제1차 발칸전쟁에서 오스만 제국은 제국의 처참한 말로를 여실히 보여주었고 아랍인들은 오스만 제국이 곧 멸망할 것이라 생각해 1913년 6월 18일 프랑스 제3공화국의 수도인 파리Paris에 아랍 민족 의회를 건립했습니다. 파리 아랍 민족 의회는 레반트المشرق, 팔레스타인فلسطين, 이집트مَصْرْ, 콘스탄티니예قسطنطينيه의 아랍 지식인들이 모여 결성되었고 의원들은 범아랍주의 실현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 아랍과 튀르크의 충돌

헤자즈 철도

아랍 민족 의회는 오스만 제국을 지배한 청년 튀르크당에게 오스만 제국 치하의 아랍 민족에 대한 대우를 요구했습니다. 청년 튀르크당은 정권을 잡고 나서 아랍인들에게 아랍어 사용을 금했고 아랍인 출신 인사의 정계 진출을 금지했습니다. 아랍 민족 의회는 청년 튀르크당에게 아랍어를 교육할 기회를 주고 제국 선거에 참여할 권리를 부여할 것을 요구했고 청년 튀르크당은 아랍 민족 의회의 요구를 묵살했습니다. 청년 튀르크당은 오히려 헤자즈 철도를 연결해 오스만 제국의 중앙 지배력을 아랍인의 영역으로 확장하려고 했습니다.

• 다마스쿠스 의정서

다마스쿠스 의정서에 따른 아랍 국가 지도

후세인 빈 알리는 오스만 제국이 헤자즈 철도로 아랍인의 영역에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하자 오스만 제국의 행동을 경계하고 대영제국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는 1915년 5월 23일 후세인 빈 알리의 아들 후세인 빈 파이샬을 시리아السورية의 다마스쿠스دمشق로 보내 대영제국과 협상하게 했습니다. 후세인 빈 파이샬은 하심 가문이 오스만 제국에 대항해 봉기를 일으키면 전쟁이 끝난 후 대영제국이 아랍 민족 국가 건립을 인정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아랍 민족 국가의 영토를 그려 대영제국 대표에게 보였고 대영제국은 파이샬 빈 후세인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 후세인-맥마흔 서한

후세인 빈 알리

하심가문에서 태어난 후세인 빈 알리는 오스만 제국의 술탄 압둘 하미드 2세으로부터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의 직계 후손을 인정받아 메카شريف를 지배하는 샤리프شريف로 임명되었고 이슬람의 종교 지도자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그는 아랍 민족주의 영향을 받았고 젊은 시절 오스만군에게 대항한 적이 있었습니다. 오스만군을 위협했던 그는 오스만 제국의 유화책으로 샤리프شريف를 부여받았지만 그는 그것에 만족하지 않았고 아랍 민족국가 독립을 원했습니다. 허나 그는 종교 지도자일 뿐 강력한 사병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고 그의 적인 오스만군은 수백년 간 중동을 지켜온 강대국의 군사였습니다. 오스만군은 전쟁 전 유럽의 병자로 불렸지만 막상 대전쟁이 터지고 나서 대영제국과 러시아 제국의 합동 공세를 막아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 후세인 빈 알리는 강력한 오스만군에 자력으로 대결하는 것은 무리라 판단했고 연합국의 지원을 원했습니다.

아서 헨리 맥마흔

한편 대영제국은 1915년 수에즈 운하 근처에서의 전투와 갈리폴리 전투에서 오스만군이 예상 외로 강하게 저항하며 영국군의 침입을 모두 막아내자 오스만 제국의 저력에 놀랐습니다. 더불어 희망을 가졌던 메소포타미아 전선에서도 인도원정군의 진격이 느려 별다른 소득이 없자 대영제국은 오스만 제국을 더이상 우습게 보지 않았고 오스만 제국을 격퇴할 또다른 연합 세력을 몰색했습니다. 그런 대영제국 눈에 들어온 인물이 후세인 빈 알리였고 대영제국의 이집트 주재 고등 판무관인 아서 헨리 맥마흔은 후세인 빈 알리에게 접근했습니다.

검은선: 맥마흔이 제안한 영토 / 분홍색: 후세인이 요구한 영토

둘은 1915년 7월 14일부터 서로 편지를 주고 받으며 협상을 진행했고 후세인 빈 알리 샤리프는 연합국에 가입해 대영제국을 지원하는 대가로 아랍 민족 국가 건립을 요구했습니다. 1916년 3월 10일 마지막 편지를 주고받은 둘은 아랍 봉기와 그에 따른 보상으로 아랍 민족 국가 건립을 약속했습니다. 아서 헨리 맥마흔은 후세인 빈 알리에게 아랍 민족의 독립을 약속했고 비밀리에 체결된 후세인-맥마흔 서한을 대영제국 정부에게 보고했습니다. 맥마흔의 보고서를 받은 대영제국 정부는 내용을 보고는 무시했습니다. 그 이유는 대영제국은 후세인-맥마흔 서한 전에 이미 또다른 협상을 끝냈기 때문입니다.

• 사이크스-피코 협정

콘스탄티노플 조약에 따른 국경

1915년 초 오스만 제국에 공세를 하며 오스만 제국을 위협한 러시아 제국은 1915년 3월 4일 삼국 협상국인 프랑스 제3공화국과 대영제국을 불러 비밀 조약을 준비했습니다. 러시아 제국은 콘스탄티노플Константинополь을 비롯한 오스만 제국의 북부를 원했고 더불어 승전 시 오스만 제국의 북부와 카자르 제국, 오스만 제국의 동부, 독일제국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동부를 획득하는 것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러시아 제국은 더불어 프랑스 제3공화국에게는 알자스-로렌을 비롯한 독일제국의 서부 지역, 오스만 제국의 아나톨리아 반도 남부 지역 합병을 약속했고 대영제국에게는 아라비아 전 지역을 획득하는 것을 허용했습니다. 프랑스 제3공화국과 대영제국은 러시아 제국의 제안에 만족했고 1915년 4월 10일 삼국 협상은 콘스탄티노플 조약을 체결했습니다.

사이크스-피코 협정

하지만 1915년 초 러시아 제국이 위태해지자 대영제국은 러시아 제국의 콘스탄티노플 조약이 파기될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특히 러시아 제국은 독일제국에게 공격당하고 있었고 오스만 제국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대영제국은 콘스탄티노플 조약 무효화를 걱정하던 중 1915년 7월 14일 첫 후세인-맥마흔 비밀 서한을 보고받았고 대영제국 정부는 아랍 반란으로 오스만 제국이 멸망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그래서 대영제국은 오스만 제국 분할안을 미리 협상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1915년 11월 23일 프랑스 제3공화국과 함께 오스만 제국 영토 분할안을 두고 서로 합의했습니다. 대영제국과 프랑스 제3공화국은 전쟁에서 승산이 없는 러시아 제국을 제외하고 먼저 영토 협상을 했고 1916년 3월 3일 대영제국과 프랑스 제3공화국은 협상을 체결했습니다. 대영제국과 프랑스 제3공화국은 후세인-맥마흔 서한이 체결되기 전 세이크스-피코 협정을 먼저 체결했고 대영제국은 후세인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허나 세이크스-피코 협정은 비밀 협상이었기에 후세인 빈 알리는 이 협정에 대해 몰랐고 대영제국과 프랑스 제3공화국은 1916년 4월 26일 러시아 제국에게 아르메니아 지역을 할양한다는 조건을 제시했고 러시아 제국은 이를 받아들여 조약을 체결했습니다.

• 아랍 봉기의 시작

메카 봉기

대영제국의 이중 협정을 몰랐던 후세인 빈 알리는 아들 후세인 빈 파이샬과 함께 아랍 봉기를 준비했습니다. 그는 샤리프شريف라는 직위에 호소해 그의 봉기에 동참할 아랍 전사들을 모았고 1916년 6월 10일 이슬람의 성지이자 후세인 빈 알리의 소유지인 메카مكة المكرمة에서 봉기를 일으켰습니다. 당일 오스만군은 아랍인들을 감시하러 타이프اَلطَّائِفُ로 이동했고 메카مكة المكرمة에는 1000명의 오스만군이 남았습니다. 후세인 빈 알리는 이 때가 기회라고 생각했고 아랍 전사들과 함께 봉기를 일으켰습니다. 오스만군 메카 사령부는 갑작스러운 봉기에 놀라 당황했고 후세인 빈 알리에게 무슨 상황인지 해명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후세인 빈 알리는 오스만군 사령부의 요청을 무시했고 오스만군을 공격했습니다. 오스만군은 저항하지도 않고 항복했고 대영제국도 이집트군을 보내 메카مكة المكرمة를 점령했습니다.

• 메디나 포위전

1916년 6월 10일 후세인 빈 알리는 메카에서 봉기를 일으켜 메카مكة المكرمة의 오스만군을 추방한 후 그의 아들 후세인 빈 파이샬과 후세인 빈 압둘라과 함께 3만 병력을 이끌고 이슬람의 또다른 성지인 메디나المدينة المنورة를 공격했습니다. 아랍 봉기에 참여한 병력 중 일부는 영국군과 프랑스군으로 이들은 토마스 에드워드 로렌스의 지휘 하에 움직였습니다. 메디나المدينة المنورة를 지키던 외메르 파레틴 튀르칸 파샤는 아랍 반란군에게 이슬람 성지를 빼앗길 수 없다며 메디나المدينة المنورة 요새를 잠궈 적의 공격을 막았습니다. 그러자 헤자즈군(아랍 봉기에 가담한 아랍 전사)은 요새를 포위하고는 장기전에 돌입했습니다. 외메르 파레틴 튀르칸 파샤는 그렇게 고립되었습니다.

• 타이프 전투

타이프 요새

1916년 6월 10일 후세인 빈 압둘라는 헤자즈군을 이끌고 오스만군 주력부대가 있는 타이프اَلطَّائِفُ를 포위했습니다. 허나 헤자즈군은 오스만군에 비해 병력에서 열세였기 때문에 장기간 타이프اَلطَّائِفُ를 포위하며 오스만군을 고립시켰고 3개월 후 오스만군의 항복을 받아냈습니다. 헤자즈군은 대규모 봉기로 헤자즈الحجاز를 점령했고 오스만 제국은 후세인 빈 알리의 반란에 놀랐습니다. 오스만 제국은 아덴عدن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기 전에 중간 지역인 헤자즈الحجاز에서 반란이 일어났다는 것에 분노했고 병력을 보내 반란을 진압하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