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전선: 항공전 1편] 포커의 징벌

• 비행기에 기관총을 달다

큰 활약을 했던 독일군 타우베 정찰기

제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자 비행기들은 정찰기 임무를 맡았습니다. 비행기는 적 상공 위를 날아 적의 동태를 정찰하고 사진을 찍어 아군 사령부에 전달했습니다. 항공사진은 동태를 파악하는데 다른 것보다 훨씬 좋았고 비행기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또 몇몇 비행기들은 적 도시 위로 날아 손으로 폭탄을 떨어뜨리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비행기는 빈 하늘을 날아다니며 적을 유린했습니다.

이에 비행기를 비행기로 잡으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영국 본토를 자꾸 공격하는 독일군 비행기를 잡으러 영국 파일럿이 비행기를 몰고 나가 독일군 비행기를 잡기도 했습니다. 그 파일럿은 비행기 동체 날개에 기관총을 달아 적 비행기를 격추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비행기 날개는 매우 약해 기관총을 지탱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가벼운 권총으로 공격하자니 사거리가 짧아 공격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비행기 몸체에 기관총을 다는 선택을 했습니다.

최초의 전투기 영국군 빅커스 F.B.5 전투기

영국군은 비행기 전면에 기관총을 달고 후면에 엔진을 설치하는 설계로 세계 최초의 전투기 빅커스 F.B.5를 만들었습니다. 1914년 12월 25일 처음 실전에 투입된 빅커스 F.B.5 전투기는 1915년 초반 독일군 정찰기를 공격하며 제공권을 장악해나갔습니다.

프랑스 브와징 3 전투기

프랑스도 브와징 3 전투기를 만들어 전면에 기관총을 달아 전투기와 폭격기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전면에 기관총을 단 전투기는 전면으로 무게가 쏠리고 프로펠러가 후방에 있어 충분한 양력을 받지 못해 비행기 조종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 와중 프랑스 조종사 롤랑 가르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 혁신적인 시도

프랑스 모랑 솔르니에 L 전투기

롤랑 가르는 친구 레이먼드 솔르니에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했습니다. 그의 아이디어는 비행기 프로펠러가 기관총 총구를 막을 때는 기관총이 발사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를 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장치가 개발되면 비행기 엔진 바로 위에 기관총을 놓고 원할 때 언제든지 공격이 가능했습니다. 둘은 장치를 연구했지만 기술한계로 완전히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기관총 총알이 프로펠러에 부딫힐 상황을 대비해 프로펠러에 강철판을 덮었습니다. 강철판으로 덮인 프로펠러는 기관총 공격에도 끄떡없었습니다. 솔르니에는 바로 모랑 솔르니에 L 전투기를 만들어 실전배치했습니다. 엔진 바로 앞에 설치된 기관총으로 무장한 모랑 솔르니에 L 전투기는 높은 명중률을 자랑하며 독일군 정찰기를 사냥했습니다. 모랑 솔르니에 L 전투기는 연합군 전투기 역할을 하며 빠르게 제공권을 장악했습니다.

• 포커 E.1의 등장

동조 장치

하지만 어느날 모랑 솔르니에 L 전투기는 독일 땅에 불시착했고 독일군은 전투기를 회수해 연구했습니다. 독일 비행기 설계사 엔소니 포커는 모랑 솔르니에 L 전투기 설계를 분석하고 한단계 더 나아간 동조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프로펠러가 기관총 총열을 덮을 때는 기관총을 발사하지 못하게 만든 동조 장치는 기관총 총알과 프로펠러가 충돌하는 일이 없게 만들었습니다. 독일군은 이 장치를 바로 비행기에 장착했습니다.

독일 포커 E.1. 전투기

독일군은 바로 포커 아인데커 (포커 E.1.) 전투기를 개발했습니다. 포커 E.1. 전투기 개발에 이어 포커 아인데커 전투기 시리즈를 개발한 독일군은 포커 아인데커 전투기 조종사에게 연합군 전투기를 격추하하는 임무를 주었습니다. 조종사들은 임무를 받고 받고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 포커의 징벌

연합군 비행기를 학살하는 포커 아인데커 전투기

1915년 9월 첫 전투를 벌인 포커 아인데커 전투기는 놀라운 실전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안전하고 확실한 공격기술로 무장한 포커 아인데커 전투기는 원거리에서 연합군 항공기를 공격했습니다. 전에는 낮은 명중률을 극복하려고 전투기 조종사들의 모습이 보일 정도로 가까이 붙어서 교전했으나 포커 아인데커 전투기는 멀리서 공격했습니다. 연합군 전투기 조종사들은 적이 어디서 날아오는 지 모른 채 공격을 받고 격추되었습니다.

포커 아인데커의 공격

포커 아인데커 전투기는 적 후방에 붙어 적을 학살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적에게 학살당하는 연합군 조종사들은 스스로를 포커의 먹이감이라 부르며 비행기를 타기를 꺼려 했습니다. 포커 아인데커 전투기는 느린 항공속도에도 불구하고 동조 장치의 도움으로 1915년 9월부터 1916년 가을까지 제공권을 장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