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국의 상황: 오만제국] 황혼의 제국

• 포르투갈이 키운 오만

포르투갈이 건설한 알 자라리 요새

16세기 대항해시대를 연 포르투갈 제국은 인도를 찾아 인도양으로 진출했습니다. 인도에 항구 식민지를 만든 포르투갈은 안정적인 향신료 수입과 부차 이익 창출을 위해 인도 부근에 또다른 식민지 항구를 만들었습니다. 페르시아 만에 있는 무스카트مَسْقَط도 포르투갈의 식민지 항구였습니다. 포르투갈은 무스카트에 항구를 만들고 무스카트 주변 오마니 이밈국과 무역했습니다.

 

오만 제국 영토

포르투갈은 무스카트 주변 오마니 부족을 정복하지 않았습니다. 포르투갈과 무역으로 강성해진 오마니 부족은 1650년 무스카트مَسْقَط를 점령했습니다. 1692년 사이프 빈 술탄의 지도 하에 오마니 이맘국은 동아프리카 포르투갈 식민항구를 점령했습니다.

 

 

 

• 제국의 전성기

잔지바르 오만 제국 궁전

페르시아 만과 동아프리카를 장악한 오만 제국은 빠르게 지역 강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을 대상으로 아프리카 노예 무역과 향신료 무역으로 막대한 이익을 남긴 오만 제국은 남아라비아 반도와 이란, 동아프리카를 지배하는 제국이 되었습니다. 오만 제국 전성기에는 향신료의 섬이라 불린 잔지바르زِنْجِبَار를 수도로 삼아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했습니다.

 

 

 

• 제국의 분열

잔지바르 항구

하지만 18세기가 되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강력한 해군을 이끈 유럽 제국주의 열강들이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등장했습니다.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은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본격적으로 식민지를 건설했습니다. 이란에 접한 무스카트 역시 열강들이 눈여겨 본 곳이었습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은 이란으로 진출하기 위해 무스카트를 점령하려고 했습니다. 또 아라비아 반도 네지드에 등장한 와하브파 술탄국은 무스카트를 위협했습니다. 이런 위협에 시달린 무스카트 술탄국은 영국령 동인도회사와 동맹을 맺어 스스로를 보호했습니다.

 

잔지바르 술탄국

하지만 아라비아와 동아프리카로 나뉜 오만 제국은 점차 두 지역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노예무역과 향신료 무역의 중심지였던 잔지바르는 오만 제국의 본고장 무스카트보다 더 발전했고 후에 두 도시의 차이는 극명해졌습니다. 지역 차로 무스카트의 지배자와 잔지바르의 지배자 간에 갈등이 발생했고 결국 1856년 마지드 빈 사이드 알 부사이드가 스스로 잔지바르의 술탄이라고 천명하면서 잔지바르와 무스카트는 분열했습니다.

 

 

 

• 제국의 말로

영국군 포격으로 무너진 잔지바르 술탄 궁전

갓 무스카트 오만제국에서 독립한 잔지바르 술탄국은 아프리카 노예무역으로 이익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19세기 후반에 들어서 유럽에서 노예무역이 사장되자 잔지바르 술탄국은 마지막까지 노예를 수입한 대영제국에게 의존했습니다. 대영제국마저 노예 수입을 중단하자 잔지바르 술탄국에 반영감정이 심해졌고 1896년 잔지바르 술탄국과 대영제국은 전쟁을 벌였고 잔지바르 술탄국이 패해 술탄은 독일령 동아프리카의 수도 다이에스살람으로 도망쳤습니다. 대영제국은 독일제국에게 술탄을 송환할 것을 요구했으나 독일제국은 이 요구를 묵살했습니다.

 

 

 

• 무스카트 술탄국의 위기 

붉은색: 해안가 무스카트 술탄국    주황색: 내륙 오만 이맘국

한편 무스카트 술탄국은 또다른 분열위기에 처했습니다. 무스카트 술탄국 한 가운데에 있는 제벨 산맥이 술탄국을 반으로 양분했습니다. 제벨 산맥을 기준으로 해안가에서는 영국이 무스카트와 여러 항구를 개발하고 있었고 내륙에서는 토착민족 사회가 유지되었습니다. 1913년 무스카트 술탄국이 해안지방에서 내륙지방으로 통치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자 내륙지방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살림 알카루시 이맘이 이에 반발해 내륙에서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영국령 인도제국의 지원을 받은 무스카트 술탄국은 내륙지방을 무력으로라도 차지하려 했고 내륙지방의 이맘국은 무스카트 술탄국에 대항했습니다. 대영제국을 적으로 둔 독일제국은 내륙 이맘국을 지원하며 무스카트 술탄국에 대항해 싸우게 했습니다. 오만에서 대영제국과 독일제국의 대리전이 일어난 것입니다.